애너하임힐스 화재 후폭풍 OC 강타
오렌지카운티 부동산 시장에 지난달 애너하임힐스 일대를 휩쓴 캐년 파이어2의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연방정부가 보증하는 FHA 융자를 받아 주택을 매입하려는 바이어들이 융자가 제 때 나오지 않아 에스크로를 끝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FHA 융자 진행이 늦어지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렌지카운티 전역을 재난지역(disaster area)으로 선포했기 때문이다. 재난지역에서 FHA론을 집행하려면 융자기관들은 관련 규정에 따라 펀딩에 앞서 해당 주택에 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있었는지 인스펙션을 해야 한다. 이 규정은 재융자, 리버스 모기지에도 적용된다. FHA는 오렌지카운티 전역이 재난지역으로 선포됐기 때문에 FHA론을 통해 거래될 카운티 내 모든 주택에 펀딩 전 재검사를 의무화했다. 바로 이 절차 때문에 에스크로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융자기관과 보험사도 자체 규정에 따라 새로운 융자나 보험 제공 전, 인스펙션을 하도록 조치한 가운데 거래 자체를 취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오렌지카운티는 물론 북가주 화재로 인해 '재난지역'으로 규정된 7개 카운티,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푸에르토리코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OC레지스터는 재난지역 선포로 융자 과정 지연을 겪는 OC바이어 수를 정확히 파악할 순 없지만 FHA가 매달 오렌지카운티에서 약 500건의 융자를 보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2일 보도했다. 뉴포트비치의 스튜어트 타이틀사 에스크로 오피서인 줄리 리코톤은 재난지역 선포 이후 자신이 맡고 있던 오렌지카운티 지역 에스크로 중 약 20개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캐년 파이어2로 피해를 입은 면적은 OC전체의 2%에도 못 미치지만 융자 지연 현상은 카운티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융자 지연은 단순히 바이어와 셀러간의 문제가 아니다. 바이어에게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이사하려는 셀러도 계획에 차질이 생기므로 카운티 전체는 물론 인접 카운티 주택 거래에도 미치는 파장이 크다. 이와 관련,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카운티보다 작은 단위로는 재난지역 선포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클랜드 지부 프랭크 만셀 대변인은 "FEMA는 개별 도시를 재난지역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융자, 보험 관련 업계에선 융자의 담보인 주택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론을 해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전혀 피해가 없는 광범위한 지역 주택거래에 일률적으로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EBR 에스크로의 멜리사 드비토 매니저는 "재검사 대상 지역을 카운티 전체가 아닌, 우편번호(집코드)에 따라 분류하는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